투표에 참가하지도 못한채 서해 NLL의 무인도에서 저어새 촬영을 하고 서울로 돌아왔더니 전직 시장이 겨우 유임이 된 모양이다. 앞으로도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진다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 작업실이 광화문이라 어쩔수 없이 매일 광화문 광장을 지나야 하는데 그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 매번 갈았다 엎었다 하는 꽃밭이야 말할 나위도 없고 전혀 어울리지 않게 자리잡은 세종대왕 동상도 한심하지만 정말 볼수록 화가 나는 것은 해치마당이라는 공간이다. 어쩌자고 그 귀중한 땅에, 그 중요한 자리에 그처럼 시답잖은 공간을 꾸며놓았는지 아무리 좋게 봐주려해도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디자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서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깃줄이다. 인터넷이다 케이블TV다 해서 수시로 바뀌는 통신과 뉴미디어 포맷 때문에 전신주에 붙은 이런저런 케이블들은 덕지덕지 늘어만가는데 아무도 신경을 쓰는 이가 없다. 새로 전선을 설치하는 기사들이 기존에 설치했다가 사용하지 않는 전선을 수거해가는 모습을 나는 보지 못했다. 날이 갈수록 전선이 많아져서 전봇대가 휘어지기 일보 직전이다. 르네상스 사업 하지 말고 전신주 지중화나 좀 할 일이지...

청계천을 걷다가 다시 한번 놀라게 됐는데 청계천 일대의 공구상 등 줄줄이 이어진 상점들의 간판이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으로 바뀌어져 있는 것이었다. 이 사업을 담당했던 공무원들은 지저분한 간판에 통일성을 부여했다고 나름대로 만족을 했을까? 나는 그 간판들을 보면서 지자체의 간판정비사업이야말로 정비의 대상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래의 사진들은 브라질 내륙 산간지방에 자리잡은 인구 5만5천명의 작은 도시, 마리아나에서 30여분 동안 촬영한 거리의 간판 사진들이다. 나는 이 사진들을 찍으면서 내가 ‘세계 디자인수도’에서 왔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웠다. 디자인은 곧 문화이고 그 문화는 하루아침에 도깨비 방망이에서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화적 역량에 의해 물흐르듯 흘러나와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4년간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에 쏟아부은 돈이 4조가 넘는다는데 우리가 사는 인구 1천만의 대도시 서울은 얼마나 멋지게 변하였는가? 청계천 공구상 간판뿐만 아니라 안마시술소, 키스방 간판까지 시 예산을 가지고 바꿔준다는 서울시의 간판정비사업. 다시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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