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황 #5 - 명사산 고분군
(Ancient Tumuli at Dunhuang Desert, Gansu Prefecture, China)




명사산 정상에 올라 돈황 시가지 방향을 바라볼 때 또 다른 놀라운 점은 사막에 끝간데 없이 펼쳐진 고분군의 장관이다.
중국 동북지방 집안현의 고구려 고분군과 마찬가지로 황무지에 드넓게 펼쳐져 있는 분묘의 수는 수천개를 헤아린다.
둔황 사막의 고분군은 진나라 시대의 것으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넓게 펼쳐 있고 사이사이에 현대의 분묘도 섞여있다는 점이 고구려 고분군과 다르다.
오래된 고분은 세월의 풍화를 겪으며 봉분이 사라지고 야트막한 둔덕처럼 보이기 때문에 아무리 날고 긴다는 도굴꾼이라 할지라도 정확한 정보 없이 왕묘를 찾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도굴꾼이 고고학자들보다 정보의 입수나 기동성 면에서 한발 앞섰다.
고고학자들이 발굴작업을 했을 때 웬만한 분묘는 이미 다 도굴이 된 후였다.
그 중 5호16국 시대의 왕묘는 1986년 도굴꾼의 발굴로 세상에 알려진 후 90년대에 들어서야 일반에 겨우 공개가 되었다.
이 고분은 사막 한가운데 뜷린 계단을 따라 지하의 묘실로 내려가게 되어 있는 구조다. 마치 이집트 ‘왕들의 계곡’에서 볼 수 있는 고분의 분위기를 풍긴다.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한 지방인 덕에 고분 내부의 벽화는 1천년이 넘는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선명한 색조를 띄고 있었다.
주작과 현무의 형상을 비롯하여 말을 달리면서 활을 쏘는 사냥 장면, 세발 달린 까마귀 삼족오 등 고구려 고분에 등장하는 그림과 거의 흡사한 벽화가 수두룩하게 그려져 있었다.
돈황과 고구려의 고분에 그려진 벽화의 동일성은 앞으로 해당 분야 학자들이 연구해야 할 몫으로 남아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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