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를 떠도는 영혼, 바다집시>
The Essay/The Diary 2008. 10. 17. 02:09 |Ⓒ 2008 Indivision + SBS
프로듀싱 : 서유정
글, 구성 : 이화실, 차윤희
내레이션 : 유다무현
종합편집 : 이홍구
다큐멘터리 사진 : Andrew Testa, 박종우, Jean Chung
번역 : 박한철
타이틀 : SNIC
그래픽 : 윤진우
코디네이팅 : Somporn Panyastianpong
음악 : 정용진
작편곡 : 정용진, 위정윤
사운드 : 문영범
녹음 : Sonic
효과 : 문병호
NLE : 윤진성
편집 : 유경아
디지털 디렉팅 : 이승재
수중촬영 : 김일도, 정희수
제작협조 :
Fixer Express Thailand
OnAsia Images
Hippo Dives, Koh Phi Phi
Buddha View Dives, Koh Tao
주제음악 : <Ocean Gypsy>
ⒸBlackmore Productions
연주 : 리치 블랙모어
노래 : 캔디스 나잇
연출. 촬영 : 박종우
제작 : 인디비전
육지서 살라니... 해양 유목민 모켄족의 위기
'SBS스페셜' <물 위를 떠도는 영혼, 바다집시> 방송
권경성 기자 (
ficciones@mediatoday.co.kr)물 위를 부유(浮游)하는 바다의 유목민이 있다. 태국과 미얀마(버마)의 국경인 안다만해와 필리핀과 보르네오의 국경 술루해,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해 등에 분포한 '바다집시'다. 이들은 나라를 잃고 떠다니게 된 다국적 단일민족 디아스포라와 다르다. 애초부터 국적이란 게 이들에겐 없었다. 이들은 우기와 건기의 순환처럼 바다와 섬을 오가다 죽어서야 육지를 밟는다.
SBS TV <SBS스페셜>은 '물 위를 떠도는 영혼 바다집시'를 5일 밤 11시20분에 방송한다. 동남아시아 안다만해에서 살고 있는 바다집시 모켄족의 삶과 정서를 기록했다. 지구상 세 지역 바다집시를 조명하는 시리즈물의 첫 편 격이다. 제작진은 "1997년부터 술루해의 바다집시를 취재해오다 지난 2004년 지진해일(쓰나미)을 계기로 모켄족 취재를 시작했다. 지난 4년간 10여 차례에 걸쳐 현지 촬영을 위해 안다만 해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모켄족은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살다가 바다에서 죽는다. 통나무로 만든 주거형 보트 '카방'에서 1년 중 8~9개월을 지내며 바다를 떠돈다. 산호초 지대의 얕은 바다가 삶의 터전이지만 건기에는 배를 타고 먼 바다까지 나가 물고기를 잡는다. 우기에는 작은 섬의 해변에 지어놓은 집에 머물며 몬순 폭우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모켄족의 말에는 '원한다'는 단어가 없다. 이들은 자신들이 먹을 만큼의 물고기만 잡고 잡은 물고기를 파는 법이 없다. '구속'과 '욕망'을 모른 채 자신들만의 고유한 삶을 이어오던 이들은 지난 2004년 지진해일(쓰나미)을 피해 살아남은 뒤 세상에 알려졌다. 쓰나미가 있던 날 이 종족은 "잔잔하던 바다가 갑자기 물러나면 큰 파도가 돌아와 섬을 삼킬 것"이라는 전설에 따라 산으로 대피, 인명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쓰나미는 이들을 삶의 기로에 처하도록 했다. 태국과 미얀마의 저인망 어선들이 대형 그물로 바다를 훑으면서 가뜩이나 입지가 좁아지던 이들의 어로 작업이 쓰나미 이후 당국의 통제를 받기 시작했다. 환경보존을 명분으로 산호초 지대 잠수를 금지한 것이다. 적반하장인 셈이다. 더욱이 태국·미얀마 정부는 공통적으로 바다집시를 이주시켜 한 곳에 정착토록 하고 관광 상품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다큐멘터리 <사향지로(麝香之路)>를 만든 박종우 PD(인디비전 대표)가 연출했으며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 '해변의 여인' 등 홍상수 감독 영화의 음악을 주로 작곡한 정용진씨가 음악을 담당했다. 주제가인 '오션 집시(Ocean Gypsy)'는 1970년대의 전설적 록 밴드 딥 퍼플의 기타리스트 리치 블랙모어가 연주하고 그의 연인 캔디스 나잇이 노래한 곡이다.
월드프레스포토상을 수상한 영국의 앤드루 테스타,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진청 등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카메라에 기록된 모켄족의 스틸 사진도 함께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