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족 여인이 착용하는 목걸이의 무게는 얼마나 나갈까. 얼핏 보면 그다지 무거워보이지 않지만 실은 무게가 6-7kg씩 나간다. 여기에 성인여성이 팔과 다리에 착용하는 팔찌와 고리의 무게도 12-13kg 정도 되므로 몸에 언제나 20여kg의 무게를 달고 사는 셈이다. 팔팔한 청년에게 있어서도 20kg이라는 무게는 엄청난 부하가 된다. 하물며 연약한 여인들에게 있어 이 장식들은 몸을 짓누르는 고통일 것이다.
목에 걸린 놋쇠고리의 무게때문에 이들은 목을 뒤로 젖힐 수가 없다. 이 때문에 가장 불편한 것은 물을 마시는 일. 이들은 속이 빈 갈대를 이용해 스트로우를 만들어 물을 빨아마심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또한 다리에 두른 고리로 인해 기린족 여인들은 걸음걸이가 매우 불편하다. 뛰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고 마치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어린아기처럼 아장아장 불안하게 걷는다.
평생을 두고 무거운 목걸이를 착용하게 되면 몸에는 어떤 이상이 올까. 흔히 목걸이로 인해 목뼈가 점점 늘어나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이상하게 변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학자들이 엑스레이를 촬영하여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기린족 여성들의 목은 늘어나지도 않고 목뼈도 정상이라고 한다. 그러면 어째서 목이 길게 보이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어깨뼈에 있다. 놋쇠 고리의 길이가 늘어날수록 그 무게로 인해 척추 아랫방향으로 점차 압력이 가해지고 이에따라 쇄골과 늑골이 점차 아래로 쳐지게 된다. 이런 결과로 목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기린족 여인들은 이처럼 무겁고 거추장스런 장식을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풍습이고 전통이니 하는 수 없이 따라서 하는 것일까? 기린족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3차례의 복잡한 순차통역을 거쳐야하므로 이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다.
다만 여성이 불륜을 저지르면 그 벌로 목걸이로 차고 있는 놋쇠링을 제거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놋쇠고리를 평생 착용하고 살다보면 목 부위의 근육이 쇠약해지게 된다. 우리가 사고로 기프스를 했을 때 근육이 쇠퇴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므로 갑자기 링을 제거하면 매우 위험하게 된다. 목이 쉽게 꺾이고 잘못하면 목뼈가 부러지거나 질식으로 사망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고통스러우면서도 벗어던지지 못하는 기린족의 목걸이는 정글에 사는 소수민족 여성들을 짓누르고 있는 여인의 굴레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