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풀잎들이 속삭이는 노래가 있다. 먼지 나는 시골길 위를 떠도는 바람이 실어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도 그런 노래요 이야기이다.

픽션과 논픽션은 나름대로 영역이 갈라져 있어서 이를 대하는 독자들의 태도 또한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한 작품 속에 픽션과 논픽션이 섞이게 되면 독자들은 상당한 혼란을 느끼게 된다. 전 세계를 강타한 슬픈 사랑이야기로, 영화로까지 만들어져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매디슨카운티의 다리>가 바로 이런 경우이다. 로버트 제임스 월러의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물론 픽션이다. 그러나 소설에 등장하는 지명이며 배경이 그대로 실재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 사이에서 명확한 경계를 찾지 못하고 묘한 느낌을 가진 채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것은 사실 소설가가 일부러 그같은 효과를 노리면서 면밀한 계산에 의해 소설의 구성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러한 사실을 잘 안다고 생각하던 나 역시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읽으면서 이 소설이 정말로 일어난 사건을 가지고 구성한 것이라는 착각을 수시로 하게 되는 것이었다.

1965년 8월 8일 아침, 위싱턴주의 벨링햅. 로버트 킨케이드는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의 3층에 있는 방 두개짜리 자기 집 문을 잠갔다. ..... 트럭 안에는 이미 취재장비가 실려 있었다..... 구색을 갖춘 필름 2백통, 저속 코닥크롬, 짓쪼(Gitzo) 삼각대, 아이스박스, 카메라 세대와 렌즈 다섯개, 청바지, 카키색 바지, 셔츠..........킨케이드는 물 빠진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오래 신은 레드윙 부츠에 카키색 셔츠, 오렌지색 멜빵 차림이었다. 넓은 가죽벨트에는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스위스제 군용 칼이 매달려 있었다.

무더위가 한창인 8월의 아침, 시카고로부터 일리노이주를 가로질러 아이오와 주로 달리는 렌트카 안에는 취재장비가 가득 실려 있었다. ASA 64짜리 저속 코닥크롬 20통을 포함해 구색을 갖춰 준비한 슬라이드 필름 1백통, 프랑스 짓쪼 회사의 삼각대, 아이스박스, 카메라 세대와 렌즈 여섯개, 청바지, 카키색 반바지, 셔츠.......나는 물빠진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오래 신은 팀버랜드 부츠에 카키색 셔츠 차림이었다. 가죽 벨트에는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스위스제 군용 칼이 매달려 있었다.

일부러 소설을 흉내 내려 한 것이 아니었지만 40년이라는 시간의 격차를 두고도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장비나 차림새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소설 속의 킨케이드와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가 니콘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던 반면에 나는 캐논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뿐이었다. 아이오와 주의 시골 마을 윈터셋으로 향하면서 나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소설 속에 나오는 40년 전의 프리랜스 사진가 로버트 킨케이드가 되어 여행을 하고 있었다.

1965년 8월 16일 월요일 아침 일찍, 그는 65번 국도를 돌아 디모인을 통과해 아이오와 92번 도로에서 서쪽으로 꺾어 매디슨 카운티로 향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거기에는 지붕에 덮인 다리들이 있었다. 다리는 정말 있었다. 텍사코 주유소에서 일하는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다리까지 가는 길을 제대로 알려주었다. 모두 일곱개였다.

토요일 아침 일찍, 나는 65번 국도를 돌아 디모인을 통과해 아이오와 92번 도로에서 서쪽으로 꺾어 매디슨 카운티로 향했다.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따르면 거기에는 지붕에 덮인 다리들이 있었다. 다리는 정말 있었다. 텍사코 주유소에서 일하는 남자는 다리로 가는 길을 묻자 귀찮다는 듯 종이 한 장을 건네 주었다. “영화로 나온 후 관광객들이 얼마나 많이 몰려드는지 일일이 일러주기가 입이 아파요”라는 대답과 함께. 종이에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지도가 일목요연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소설에는 일곱 개로 되어 있었지만 실은 모두 합해 여섯 개였다.

미국에서 카운티라는 행정구역은 우리나라로 치면 군(郡)에 해당한다. 매디슨 카운티의 중심지, 즉 군청소재지는 윈터셋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작은 마을이다. 동네 한가운데 영화배우 존 웨인의 생가가 있다는 사실 외에는 내세울만한 것이 없던 이 마을은 이제 하루에 수백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되어 있었다. 미국 제4대 대통령인 제임스 매디슨으로부터 이름을 따 온 매디슨 카운티는 그리 높지 않은 구릉들이 파도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이오와 주의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전형적인 미국 중부 시골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매디슨 카운티의 크고 작은 구릉 사이사이로는 수많은 강과 실개천이 흐르고 있어 다리가 많이 놓일 수 밖에 없는 지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매디슨 카운티에는 원래 지붕에 덮인 다리들이 19개나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이중에서 6개만이 남아 있고 이들 모두 미합중국 국가 사적지로 등록이 되어 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들이 유명하게 된 것은 이상한 모습으로 생긴 지붕 때문이다. 세상 어디를 가도 매디슨 카운티에서처럼 지붕을 가지고 있는 다리를 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이곳의 다리에 지붕이 씌워지게 된 동기는 이렇다. 지금도 그렇지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원래부터 전부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다. 특히 다리 밑판은 커다란 통나무를 각지게 네모로 깎아 엮은 것이다. 이 통나무들이 워낙 크다보니 가격이 비싸 한번 보수하려면 경비가 만만치 않았다. 매디슨 카운티 위원회에서는 다리의 보수경비를 줄이기 위해 고심하다가 다리 위에 지붕을 씌워서 비를 맞지 않게 하는 것이 밑판의 통나무를 교체하는 경비보다 훨씬 싸게 먹힌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다리에 지붕을 씌웠다는 것이다. 경비 절약을 위해 지붕을 씌운 덕으로 소설의 소재로 등장해서 이제는 연간 수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명소가 됐으니 다리의 지붕이 카운티의 재정에 이래저래 도움을 주게 된 것만은 확실하다.

윈터셋은 이리저리 오가는 관광객들을 제외하고는 매우 조용한 마을이다. 지방법원 청사로 쓰이는 하얀색의 대리석 건물 주변으로 자그마한 건물들이 모여서 중심가를 이루고 있다. 높은 건물이라야 5층을 넘지 않는다. 윈터셋 마을은 참으로 개발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곳이다. 얼핏 지나치다 보면 옛날 미국의 소읍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백여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된다. 마을 남쪽에는 베빙턴 케이서 맨션이라는 옛 저택이 세월의 주름살을 간직한 채 방문객을 맞고 있다. 맨션을 찾은 날은 마침 유명 잡지사에서 저택의 인테리어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저택의 영내에는 윈터셋 박물관을 비롯하여 시온 교회, 우체국, 대장간, 통나무 학교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윈터셋 마을로부터 주변에 흩어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가는 길들은 21세기의 미국에도 이런 곳이 있나 놀라운 마음이 들 정도로 하나같이 비포장 흙길이다. 영화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첫 장면에 흙먼지 일어나는 시골길을 등장시킨 이유도 바로 흙길의 이미지가 이곳의 풍경을 대표하기 때문일 것이다. 농기구를 실은 시보레 픽업이 속도를 내 비포장 언덕길을 달려가면 뽀얀 흙먼지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랐다. 이곳 주민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한결같이 픽업트럭 일색이다. 픽업이 아닌 승용차들은 대부분 아이오와 번호판이 아닌 것으로 봐서 관광객들을 태우고 있을 것이다. 덕분에 영화를 촬영할 때 제작진은 따로 60년대의 풍경을 세트로 제작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지금도 아무 집이나 들어가보면 약속이나 한 듯 마당 한구석에 킨케이드가 타고 다녔음직한 60년대의 시보레 픽업이 주차되어 있다.

윈터셋 주변에 남아있는 6개의 다리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은 뭐니뭐니해도 사진가 킨케이드가 여주인공 프란체스카에게 가는 길을 처음으로 물었고 후에 프란체스카가 ‘흰색 나방이 날아올 때’라는 메모를 붙였던 로즈먼 브릿지이다. 소설 속에 멋지게 묘사되기도 했지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가운데 그 생김새나 위치가 가장 아름답다. 윈터셋 마을 남서쪽 미들 리버에 놓여있는 이 다리는 1883년 벤튼 존슨이라는 사람에 의해 건설됐다. 사진 촬영을 위해 새벽 해뜰 무렵 로즈먼 다리를 찾았더니 이미 여러 명의 현대판 킨케이드들이 몰려들어 삼각대를 펴들고 있었다. 중형 핫셀브라드 카메라로부터 대형 린호프 마스터테크니카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한 카메라를 든 사진가들은 혹은 나무에 올라가고 혹은 강물에 발을 담근 채 자신이 노리는 가장 좋은 포인트에서 해가 떠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날은 이미 밝았지만 여름해가 숲 사이를 뚫고 올라오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프란체스카 조카라도 살아있다면 수고한다고 커피라도 타줄만한데 주인 없는 개만 귀찮게 구네” 다리 입구에서 노출계를 보고 있던 한 사진가가 가죽 카메라 가방에 코를 박고 킁킁대고 있던 개를 쫓아내며 투덜거렸다. 핫셀브라드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구도를 잡고 있는 사진가에게 다가가 “다리 사진 찍어서 뭣에 씁니까?”하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는 내 카메라를 힐끔 곁눈질하면서 ‘저도 사진 찍으러 왔으면서 무슨 정신 나간 소리야’하는 표정을 짓는다. “다리 사진이 장사가 됩니다. 여러 가지 기념품에 다리 사진이 들어가지요. 달력도 만들고요. 수시로 이곳을 찾아 매디슨카운티 다리의 사계절을 필름에 담고 있습니다.” 시카고에서 왔다는 프리랜스 사진가의 말이다.

다리 안에는 흰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는데 낙서 천지였다. 대부분의 낙서는 ‘제인과 스티브 이곳에 오다’ ‘진실한 사랑은 영원하리’ 등등 약간은 유치한 듯한 사랑타령이었다. 그중 재미있는 낙서 몇 개를 보면, ‘프란체스카, 당신은 속았소.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전화해봤더니 킨케이드란 친구는 애초부터 없었다더군’ ‘나 프란체스카 남편 리차드인데 더 이상 내 마누라 이름가지고 낙서하지 말라구’ ‘이 낙서 누가 쓴거야? 내가 진짜 리차드인데.....’ ‘모니카는 밥을 사랑한다. 밥은 페기를 사랑한다. 그런데.....모니카와 페기는 자매다’ ‘파멜라 하워드양, 나와 결혼해주오’ ‘다리에 낙서나 하는 야만인과 누가 결혼하고 싶겠니?’ ‘로버터 제임스 월러, 당신 정말 훌륭한 소설가예요. 흰나방이 날개짓할 때 우리 여기서 만나요. 당신을 사랑하는 독자가.....’ ‘줄리, 다른 사람들은 모두 서로 사랑한다는데 왜 너만 날 싫어하는거지?’ ‘톰과 매리앤느 이곳에 오다. 샐리야 이 낙서 보고 내가 널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 온통 영어로 씌어진 낙서들 가운데 한글로 써놓은 것도 있어서 국력을 뽐내고 있었다. “재준 러브 문선! 8월 17일.”

소설 속에서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가 가까와지는 동기가 되는 사랑의 장소인 로즈먼 브릿지의 아름다운 이름에 반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이름은 별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이름을 붙인 방법도 싱겁기가 짝이 없어서 다리에서 가장 가깝게 살고 있는 주민의 이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따라서 로즈먼이라는 아름다운 이름도 실은 다리 근처에 살던 사람이 로즈먼씨이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게 된 것이다. 로즈먼씨의 집은 다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데, 관광객이 많이 몰려드니까 아예 집을 개조해서 기념품 가게로 바꿔버렸다. 새벽 촬영을 마치고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이곳에 들렀더니 진열장에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소재로 한 모든 물건들이 전시되어 기념품으로 팔리고 있었다. 윈터셋 마을 전체가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로즈먼씨네는 장사를 해서 돈도 벌고 가문의 이름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명예도 얻었으니 원작 소설가 제임스 월러를 평생 은인으로 모셔야 할 판이다.

윈터셋 마을에 단 하나 있는 영화관에서는 하루에 한번씩 밤 9시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밤 늦게까지 촬영을 하느라 돌아다니다가 장비를 맨 채 영화관으로 들어섰더니 입장료 받는 아저씨가 어깨에 맨 짓쪼 삼각대를 흘낏 보더니 묻는다. “사진 찍는 사람이요?” “네 그렇습니다. 다리 사진 찍으러 한국 서울에서 왔어요” “그래요? 돈 내지 말고 그냥 들어가슈. 사진쟁이 킨케이드 덕분에 윈터셋이 살기 좋게 됐어요. 여기서는 사진가가 대통령보다 인기라우.”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또 하나의 명소는 프란체스카가 살던 집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프란체스카가 살았고 킨캐이드와 사랑을 나눴던 이 집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물밀듯이 몰려들었고 이에 착안한 한 사업가가 영화를 촬영한 저택을 사들여 영화에 등장했던 소품들을 그대로 둔 채 입장객을 받고 있다. 원래 이 집은 버려진 폐가였다. 마당에 잡초가 한길씩 자라고 유리창이 깨어진 채 박쥐와 새와 너구리들이 둥지를 틀고 있던 이 집을 영화 제작사가 5개월간에 걸친 공사 끝에 프란체스카의 집으로 뒤바꿔 놓은 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것처럼 이 저택은 자동차가 다니는 비포장 길가에 있는 우편함으로부터 현관까지 100야드 정도가 떨어져 있는 흰색 목조 2층의 큰 집이다. 지금은 우편함이 있어야 할 자리에 로즈먼 브릿지를 본따 만든 붉은 색 초소가 서 있다. 초소 위에는 흰색 페인트로 ‘로즈먼 브릿지, 1893년’이라고 써서 한껏 진짜 로즈먼 브릿지의 흉내를 냈다. 프란체스카가 ‘흰 나방이 날개짓할 때....’라는 메모를 붙였던 같은 자리에 역시 흰색 메모가 붙어 있다. 다만 이 메모는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아주 잘 보이는 큰 글씨로 인쇄되어 있다. ‘프란체스카의 집. 입장료 5불. 집안 내부 가이드 투어 5불 추가. 주차 무료.’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이나 비즈니스 대상으로 만들어버리는 미국 사람들의 상업성에 혀가 내둘러진다. 결코 싸지 않은 입장료인데도 매일 이 집을 보려고 수백명이 찾아든다니 참으로 대단하다. 10달러를 내기는 아무래도 아까워 주차료만 지불하고 정원으로 들어갔다. 창밖에서 부엌을 들여다봤더니 프란체스카와 킨케이드가 함께 식사를 하던 노란 포마이카 상판의 낡은 식탁을 둘러싼 노란 의자에는 중년부인 대여섯명이 모여앉아 가이드로부터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다. 한 부인은 프란체스카와 킨케이드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I see your face before me'의 부드러운 선율에 맞춰 껴안고 춤을 추던 광경을 회상하는 듯 흰 양초 두개가 꽂힌 작은 황동 촛대를 어루만지며 부엌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분명 2층 목욕탕에도 킨케이드가 샤워를 했었고 뒤따라 올라간 프란체스카가 에로틱한 감정을 느끼며 목욕을 했던 그 욕조 앞에 관광객들이 모여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을 터였다.

“이봐 프란체스카. 이쪽을 보라구. 멋진 사진을 찍어줄께.” “흥. 가짜 킨케이드씨. 그 튀어나온 배나 좀 집어넣으시지. 게다가 그따위 싸구려 똑딱이 카메라에 삼각대도 없이 내 우아한 몸매가 사진에 잡히겠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찾는 관광객들은 주로 중년의 부부들이다. 소설을 읽고, 영화나 비디오를 본 후 지붕이 씌워진 다리를 찾아 미국 전역에서 꾸역꾸역 몰려든 사람들이다. 그들이 찾는 것은 이상한 모습의 다리이지만 그들이 머리 속에 그리는 것은 평생에 한 번이나 겪을까말까한, 아니 보통사람은 그러지도 못하고 지나갈 짧지만 지독한 러브스토리이다. 여자들은 소설의 주인공이 된 시골의 평범한 여인상에 자신의 모습을 대입시켜보고는 자신에게도 찾아올 수 있었으나 결국 찾아오지 않는 로맨스의 기회를 안타까워하며 해가 진 후에도 매디슨카운티의 다리를 떠나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거렸다.

Ⓒ Park Jongwoo / O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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