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찾는 여행지' - 히말라야  (잡지 Elle 2008년 6월호)



                                                                                                         

히말라야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드높은 설산이 병풍처럼 이어지는 히말라야. 인간의 발길이 감히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그 험한 지형에도 사람들이 살아간다.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잘게 나뉘어진 수많은 산과 계곡은 오래전부터 거대한 산을 등지고 살아가는 여러 소수민족들의 고향이었다.

히말라야를 넘나든 지난 20여년의 세월동안 서쪽의 파키스탄으로부터 동쪽의 미얀마에 이르는 길고 긴 산맥의 많은 곳을 다녀봤지만 아직도 못 가본 지역이 많이 남아 있다.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던 히말라야 소수민족의 삶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꾸 변하고 있다. 수년전 엄청난 고생을 하며 들어갔던 오지를 다시 방문했다가 새로 잘 닦여진 도로에 놀라기도 하고 외지와 연결되던 단 한 대의 구식 전화가 고장나서 발을 동동 구르던 곳에 휴대전화 안테나가 세워진 모습을 만나기도 한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문명세계의 손길은 이제 히말라야 구석구석에까지 미치고 순수한 그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자꾸 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그러나 골짜기는 어디에선가 끝이 나는 법. 어디서도 진짜배기 히말라야 사람들을 만나지 못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나는 초조해진다. 그들이 더 변하기 전에 오랫동안 내려온 그들의 진짜 모습을 기록해두기 위해 배낭을 메고 히말라야로 향하는 여행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 Park Jongwoo / O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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