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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 Jongwoo / OnAsia



   원숭이류의 동물들은 그 생활 방식과 행동 양태가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는 동남아의 몇몇 관광지에서 우연히 야생 원숭이들을 마주치게 되면 그저 '아하, 같은 종류의 동물끼리 모여 지내는구나'라고만 생각할 뿐, 그들이 얼마나 철저한 집단생활 속에서 위계질서를 지키며 살아가는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버리게 된다. 그러나 조금만 찬찬히 원숭이들의 움직임을 들여다보면 이들의 세계에서도 우리처럼 사랑과 질투와 우정, 시기와 증오와 투쟁의 일상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가 있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롭부리(Lop Buri). 태국 북부지역으로 향하는 철도와 도로의 요충에 위치하고 있어 제법 큰 도시의 규모를 갖추고 있는 이곳은 야생 원숭이의 습성을 가장 손쉽고도 가까운 거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롭부리는 시가지 중심가에 대략 2천여 마리의 야생 원숭이가 살고 있어 원숭이 마을로 불린다. 언제부터 롭부리가 원숭이의 낙원이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 사람이 거주하기 휠씬 이전부터 원숭이들이 터를 닦고 살아왔을 것이다. 이곳에 사는 원숭이들은 마카크(Macaque)라고 불리는, 꼬리가 긴 원숭이들이다.

   롭부리의 원숭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다. 한 그룹은 롭부리 시내 한가운데 자리잡은 크메르 왕조 시대의 사원 유적지를 본부로 삼고 있어 주민들에게 '사원파'라고 불린다. 와트 프라삼요드라는 이름의 이 허물어진 유적지는 서울의 탑골공원처럼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 섬처럼 고립되어 있다. 유적지 주변의 도로는 하루종일 경적을 울리며 질주하는 차들로 분주하고 한쪽으로는 철길이 있어 수시로 기차가 다닌다. 철길 건너편에는 와트 프라칸이라는 사원이 있어 많은 불교 신자들이 찾는데, 원숭이들은 유적지에 모여 잠을 자고 낮에는 사원을 오가며 하루를 보낸다. 사원에는 수많은 신자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와 원숭이들에게 풍부한 먹이를 제공한다. 와트 프라칸은 지금은 불교 사원이지만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그렇듯이 힌두교적 색채가 두드러졌던 브라만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아직까지도 원숭이를 하누만 신으로 모시고 있다. 그래서 신도들은 원숭이들이 좋아하는 연꽃 열매라든가 바나나를 미리 준비해와 불공을 드리고 난 후 골고루 나눠주면서 지극정성으로 원숭이를 위한다.

   또다른 그룹의 원숭이들은 유적지를 ᄃ자로 둘러싼 도로를 경계로 하여 외곽에 있는 시장과 상가 건물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시장파'이다. 시장파 원숭이들은 롭부리 교외의 숲에서 살다가 도시가 외부로 확장되면서 인간에게 거주지를 빼앗기고 도심으로 몰려들어 살게 된 시련의 역사를 갖고 있다. 안락한 환경을 보장받는 사원의 원숭이들에 비하면 이 패거리들의 삶은 훨씬 더 고달프다. 길 건너편에서 맛난 음식들을 먹고 있는 사원파 원숭이들을 바라보는 시장파 원숭이의 눈에는 부러움이 가득하다. 사원파 원숭이들은 음식이 남아돌아 종종 남기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시장파 원숭이들은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성격이 공격적으로 변한다. 시기심이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시장파 원숭이들이 음식을 얻는 방법은 주로 도둑질이다. 식당이나 거리의 좌판, 노점상 등등 음식이 있는 곳에 슬며시 다가가 딴청을 부리다 사람들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쏜살같이 물건을 훔쳐 달아난다. 아예 여자나 아이들이 들고 가는 음식물 봉지를 낚아채서 달아나는 녀석도 있다. 처음 이 곳에 와서 이런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음식물이 담긴 봉지를 자전거나 오토바이 위에 둔 채 볼 일을 볼라치면 수십마리의 원숭이들이 동시에 달려들어 아수라장이 된다.

   5백여마리의 사원파와 1천마리가 넘는 시장파는 상호 적대적인 대립관계에 있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사원파를 언제나 배가 고픈 상태에 있는 시장파의 원숭이들이 공격하면서 심심찮게 전투가 벌어지곤 한다. 원숭이 세계에도 세대차가 있어 시장파 중에 나이가 든 축들은 사원 패거리에 끼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반면에 젊은 원숭이들은 분을 참지 못하고 툭하면 싸움을 벌인다. 전투는 보통 이른 아침에 일어난다. 원숭이들이 잠을 깨고 배고픔을 느끼는 새벽에 사원의 부자 신도들이 원숭이를 위해 준비한 신선한 배추와 오이가 배달되는데, 이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시장파의 젊은 원숭이들이 특공대를 조직하여 사원으로 잠입하는 것이다. 사원파의 수비도 만만치 않아서 해뜰 무렵 롭부리 시내에서는 깩깩거리는 원숭이들의 싸움소리와 함께 하루가 시작된다.

   사원 주변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하루종일 눈앞에서 벌어지는 원숭이의 진기명기를 구경삼아 보다가 너나없이 원숭이 전문가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피차이트 촘춘씨는 35년간 가게를 하면서 원숭이들의 싸움, 연애, 탄생과 죽음을 골고루 보아온 산 증인이다. "매일매일 보는데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그만큼 흥미진진해요. 원숭이들을 관찰해보면 이들이 매우 영리한데다 놀라운 기억력까지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됩니다." 그가 들려준 에피소드는 원숭이가 상황을 기다렸다가 복수를 할 줄도 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토리처럼 시장파의 젊은 수놈이 사원파의 암컷과 눈이 맞아 암놈을 철길 근처로 불러내 사랑을 나눈 일이 있는데 이를 본 사원파의 알파 수놈이 두고두고 그 젊은 수놈을 괴롭히더라는 것이다. 그는 또 일상생활이 지겨워진 원숭이들은 새로운 모험을 찾기도 한다면서 몇몇 원숭이들이 아침 시간에 사원 앞을 지나는 기차에 올라타고 사라졌다가 오후 늦게 반대편에서 오는 다른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는 믿기지 않는 얘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사람처럼 행동하고 사람처럼 생각하는 롭부리의 원숭이들. 이들이 모여 사는 사회는 그대로 인간 세상의 축소판인 셈이다.

Ⓒ Park Jongw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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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길어야 미인 - 미얀마 파다웅 족 (Padaung Tribe, Myanma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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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족 여인이 착용하는 목걸이의 무게는 얼마나 나갈까. 얼핏 보면 그다지 무거워보이지 않지만 실은 무게가 6-7kg씩 나간다. 여기에 성인여성이 팔과 다리에 착용하는 팔찌와 고리의 무게도 12-13kg 정도 되므로 몸에 언제나 20여kg의 무게를 달고 사는 셈이다. 팔팔한 청년에게 있어서도 20kg이라는 무게는 엄청난 부하가 된다. 하물며 연약한 여인들에게 있어 이 장식들은 몸을 짓누르는 고통일 것이다.

목에 걸린 놋쇠고리의 무게때문에 이들은 목을 뒤로 젖힐 수가 없다. 이 때문에 가장 불편한 것은 물을 마시는 일. 이들은 속이 빈 갈대를 이용해 스트로우를 만들어 물을 빨아마심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또한 다리에 두른 고리로 인해 기린족 여인들은 걸음걸이가 매우 불편하다. 뛰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고 마치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어린아기처럼 아장아장 불안하게 걷는다.

  평생을 두고 무거운 목걸이를 착용하게 되면 몸에는 어떤 이상이 올까. 흔히 목걸이로 인해 목뼈가 점점 늘어나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이상하게 변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학자들이 엑스레이를 촬영하여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기린족 여성들의 목은 늘어나지도 않고 목뼈도 정상이라고 한다. 그러면 어째서 목이 길게 보이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어깨뼈에 있다. 놋쇠 고리의 길이가 늘어날수록 그 무게로 인해 척추 아랫방향으로 점차 압력이 가해지고 이에따라 쇄골과 늑골이 점차 아래로 쳐지게 된다. 이런 결과로 목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기린족 여인들은 이처럼 무겁고 거추장스런 장식을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풍습이고 전통이니 하는 수 없이 따라서 하는 것일까? 기린족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3차례의 복잡한 순차통역을 거쳐야하므로 이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다.

  다만 여성이 불륜을 저지르면 그 벌로 목걸이로 차고 있는 놋쇠링을 제거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놋쇠고리를 평생 착용하고 살다보면 목 부위의 근육이 쇠약해지게 된다. 우리가 사고로 기프스를 했을 때 근육이 쇠퇴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므로 갑자기 링을 제거하면 매우 위험하게 된다. 목이 쉽게 꺾이고 잘못하면 목뼈가 부러지거나 질식으로 사망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고통스러우면서도 벗어던지지 못하는 기린족의 목걸이는 정글에 사는 소수민족 여성들을 짓누르고 있는 여인의 굴레와도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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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기린족 여인의 목굴레 (Padaung Tribe, Myanma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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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이 길어서 슬픈 짐승’이라는 말처럼 목이 긴 동물은 순하고 남을 해치지 못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목이 긴 여자는 웬지 연약하고 처량하게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여인의 목이 길면 길수록 남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이상스런 부족이 있다.
미얀마 동부 정글 고원지대에 거주하고 있는 6천여명의 소수민족 파당(Padaung)족. 이 부족 여성들은 하나같이 긴 목에 아름다운 금속제의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다. 파당은 샨어로 ‘목이 긴 사람’이라는 뜻이다. 들은 카야족의 일파이고 그래서 파당족 여인을 카야니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부족의 제 이름을 젖혀두고 이들은 그 긴 목 때문에 흔히 ‘기린족’이라 불린다. 기린족이라는 이름은 파당족이 거주하는 지역을 처음 방문하여 세상에 알렸던 폴란드의 탐험가 비톨드 골리시가 붙인 것이다.

  기린족의 고향인 미얀마 카렌니주는 마약왕 쿤사의 본거지였던 샨(Shan)주와 카렌 민족해방전선이 장악하고 있던 카렌(Karen)주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수십년동안 끊임없이 이어지는 게릴라전으로 중앙정부의 행정력이 전혀 미치지 못하고 무정부상태로 남아있는 지역이다.
때문에 외국인은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어 기린족의 거주구역에 들어가지 못한다. 다만 일부 기린족이 생계를 위해 좀더 동쪽으로 이주하여 태국과의 국경을 이루는 살윈(Salween)강 서안에 정착하여 건설한 마을에 몰래 들어가 볼 수 있을 따름이다. 이 마을도 미얀마 카렌니주 영토내에 있으므로 원래는 출입하지 못하는 지역이지만 태국 국경수비대는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하는 것을 아는척 모르는척 눈감아주고 있었다.

  기린족 여성들이 착용하는 목걸이는 놋쇠로 만든 것이다. 놋쇠고리 윗부분에는 헝겊으로 만든 쿠션이 달려있어 걸어다닐 때 턱을 보호하도록 고안되어 있다. 이 놋쇠고리는 기린족 여인들의 신분과 부, 그리고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표식이다. 원래는 놋쇠고리에 은으로 만든 사슬이나 동전을 주렁주렁 늘어뜨려 한결 화려하게 장식을 하지만 살윈강에 사는 기린족 여인들은 사슬이나 동전장식은 하지 않고 있었다. 아마 관광객을 상대로 눈요기거리를 제공하면서 좀더 간편한 차림새로 바뀐 모양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기린족 여인들이 놋쇠 고리를 목과 다리에 감아매게 된 것은 정글에 사는 호랑이에게 물려가지 않기위해서라고 한다. 호랑이가 목과 다리에서 번쩍이는 금빛을 보면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접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당족 여자는 5살이 되면 놋쇠고리를 착용하기 시작한다. 마을의 주술사가 닭뼈를 가지고 점을 쳐서 길일을 택한 다음 어린 소녀의 목에 놋쇠고리를 걸어준다. 그리고 소녀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놋쇠고리의 길이를 점점 늘려나간다.
기린족 여인들은 일단 목걸이를 착용하면 평생을 벗지 않고 지낸다. 예외적으로 목걸이를 벗을때는 고리의 길이를 늘일 때, 광택을 낼 때 뿐이다. 처음 목걸이를 걸고나서 5년이 지나면 광택을 내기 위해 한 번 목걸이를 벗는다. 벗은 목걸이를 대나무 불에 굽고 깨끗하게 연마하여 멋지게 광택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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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페르세폴리스 (Persepolis, Ira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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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페르세폴리스 (Persepolis, Ira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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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장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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