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돌포의 소금 캐러밴 (1)

네팔의 서부 오지, 돌포

 네팔과 티벳 사이에 솟아오른 히말라야 산맥은 서쪽으로 가면서 점점 낮아졌다가 인도 국경을 지나면서부터 가르왈 히말라야가 되어 다시 이어진다. 다울라기리 산군으로부터 가르왈 히말라야까지에는 해발 3천m에서 5천m에 이르는 ‘레크(lekh)’라고 불리는 작은 산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이 레크 지역을 네팔에서는 ‘서부’라고 부르고, 티벳 사람들은 ‘은둔의 땅’이라는 뜻의 ‘베율(BeYul)’이라고 칭한다. 문명화된 지구상의 다른 지역과 수백 년의 시간차를 두고 격리된 곳,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던 비밀스런 고장 ‘돌포’를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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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백 년의 시간차, 정지된 시간을 넘는 소금 캐러밴

돌포에는 도로가 없다. 도로가 없으니 자동차 또한 없다. 돌포에 들어가려면 경비행기를 이용하거나 자동차도로가 끝나는 중부 네팔의 관광도시 포카라로부터 산을 넘고 물을 건너 3주일 정도는 내처 걸어야 한다. 비가 내리는 몬순 시즌이나 고개가 눈으로 막히는 겨울철이라면 그 배가 걸릴 것쯤은 각오해야 한다.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한 곳은 돌포의 동쪽 끝에 있는 도르파탄(Dorpatan)과 서쪽 끝의 줌라(Jumla). 해발 천8백m에 위치한 줌라는 서부 네팔의 중심지가 되는 가장 큰 마을이다. 바닥에 큰 돌이 깔린 줌라의 바자르 광장은 역사 이래 단 한 번도 자동차 바퀴가 닿은 적이 없지만 오랜 세월 바자르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에 반들반들 닳아 있다.

줌라로부터 카르날리 강을 따라 오르다 보면 원시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계곡의 아름다움에 누구나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이 지역에는 높이 30m가 넘는 가문비나무, 솔송나무, 청송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들이 밀림을 이루고 있다. 숲속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무성한 가지들이 하늘을 가려 어두컴컴하고 몇 시간을 걸어도 마주치는 사람이 없다.

빙하가 녹은 혼탁한 물이 흐르는 네팔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이곳에는 어디를 가나 수정같이 맑은 물이 넘친다.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거대한 아름드리 침엽수들이 옥류가 흐르는 계곡에 걸려 푸른 이끼로 뒤덮인 풍경은 네팔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 숲이 끝나는 곳에 마을이 있다.


Ⓒ Park Jongwoo / O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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