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다큐멘터리 동화 - 네팔, 느린 시간의 기억>

방송일시 : 2008년 8월 31일 밤 11시 20분


■ 기획의도

현대문명의 공간, 현대인의 삶 속에서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아시아의 정서와 아시아적 상상력을 현상 속에 숨어있는 본질을 통해 찾는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적 시선에 오랜 세월 그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지혜가 투명하게 녹아있는 전래 이야기들이 오버랩 되는 독특한 화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지구상에서 하늘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살아가는 히말라야 사람들과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테라이(네팔 남부 대평야지대) 사람들을 함께 만날 수 있는 땅'이라는 시선으로 네팔이라는 나라를 바라본다. 테라이 사람들과 히말라야 사람들의 오래된 지혜와 정서 속에서 피어나는 그들의 이야기는 제한속도 없이 내달리는 현대인의 삶, 우리의 자화상과 마주하는 마음의 여백을 만들어준다.

 

■ 프로그램 내용

▣ 에피소드1. - 풍요로운 대평원 테라이를 지켜온 사람들의 '신을 웃기는 지혜'

시속 12킬로미터의 행복

네팔 남부에는 대평원 지역-테라이가 펼쳐집니다. 이곳에서는 산을 볼 수가 없지요. 테라이의 한 작은 마을에서 출발해 인도를 오가는 기차가 있습니다. 네팔의 유일한 기찻길입니다. 네팔 테라이 기차, 아마 세상에서 가장 느린 기차일 겁니다. 이 기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12킬로미터. 지붕에도 기차 머리에도 사람들이 걸터앉아 가죠. 테라이 기차는 시속 200킬로미터로 달리는 열차에서는 우리가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주지요. 우리나라의 기차에서는 차창밖 풍경이 그저 스쳐지나갑니다. 그 모습을 볼 수 없을 때도 많고요. 그런데 테라이 기차에서는 그 삶의 풍경이 슬라이드처럼 마음에 찍힙니다. 최고 속도 시속 12킬로미터. 테라이 사람들의 삶의 속도입니다. 우리가 가장 행복을 느끼는 삶의 속도는 대체 얼마일까요?

신을 웃기는 사람들

테라이 논 가운데 아주 예술적인 마을이 있습니다. 집집마다 벽면에 독특한 그림을 그려 놓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1년에 한 번 집에 그림을 그리면서 예쁘게 장식을 하죠. 비의 신인 인드라 여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비의 신은 테라이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입니다. 테라이 사람들은 가뭄이 오면 비의 신이 화가 났다고 생각을 했죠. 비의 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집을 장식하는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전통입니다. 오랜 세월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한 마음이 빚어낸 독특한 상상력을 만나는 것은 아주 큰 즐거움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여성들만 그림을 그린다는 점입니다. 왜 여성들만 그리는 걸까요?

테라이 파수꾼

끝없이 펼쳐진 평야- 테라이 사람들의 삶의 풍경은 우리네 농촌과 다를 바 없습니다. 테라이 사람들이 평생을 함께 하는 동물이 있죠. 물소입니다. 뿔 아래 당나귀 귀와같이 커다란 귀를 늘어뜨린 물소는 쟁기질 하고 수레를 끌고, 땔감으로 쓰일 배설물을 주고 테라이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죠. 그리고 아이들에겐 친구이자 편안한 쉼터가 되어주기도 하죠. 테라이 사람들은 물소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테라이 사람들의 마음에 물소는 범도 물리치는 힘을 지녔다고 믿고 있죠. 그런데 물소는 언제부터 어떻게 함께 테라이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되었을까요? 그들의 대지-테라이에 대한 그들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요?


▣ 에피소드2.
-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사는 사람들의 '두려움과 친구 되는 지혜 '

야크 추적자

히말라야. 깊이를 알 수 없는 적막을 깨우는 소리가 메아리 되어 들려옵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방울소리였습니다. 소리는 해발 5,6 천 미터가 넘는 고개를 넘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을로 안내했습니다. 그 곳에서 소리의 주인공을 만났습니다. 히말라야 심장을 가졌다는 녀석들, 야크였습니다. 야크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 히말라야의 오래된 교역로를 따라 인도와 네팔, 티베트를 오가며 물건을 나릅니다. 그들의 주인은 역시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히말라야를 오를 수 있는 사람들이지요. 세상 가장 높은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히말라야는 어떤 곳일까요?

설인 예티

협곡과 고개마다 히말라야 사람들만이 아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 대부분은 두려움에 대한 기억들입니다. 언제 어떻게 생명을 앗아갈지 모르는 히말라야 대자연의 힘 앞에선 그 누구라도 무릎을 꿇게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어떻게 사람들은 수 천 년을 이 험준한 땅에서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그들은 두려움과 친구가 되는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두려움과 친구가 된다! 두려움의 빛깔, 냄새, 소리를 알고 가까워지고 친해져야 한다고 히말라야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혹시 설인 예티를 아시나요? 히말라야의 전설적인 괴물, 두려움의 상징이죠. 히말라야 사람들은 설인 예티와 어떻게 친구가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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