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은 다큐멘터리에서 동화를 만나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SBS스페셜'은 31일 오후 10시20분 '다큐멘터리 동화'라는 다소 실험적인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네팔-느린 시간의 기억'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네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전하면서 중간중간 애니메이션적인 기법을 가미해 다큐멘터리에서 한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을 안겨준다.

제작사 낙미디어는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 속 사라져가는 것들을 느끼게 하고 하고 싶다는 의도로 이번 작품을 기획했다. 눈에 보이는 현상보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록하고 싶어 '동화'라는 타이틀을 붙였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살아가는 히말라야 사람들과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테라이(네팔 남부 대평야 지대) 사람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땅이 네팔"이라며 "이곳 사람들의 오랜 지혜와 정서를 통해 제한속도 없이 내달리는 현대인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전한다.


산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테라이의 한 작은 마을에는 시속 12㎞의 속도로 인도를 오가는 기차가 있다. 지붕에도 기차 머리에도 사람들이 걸터앉아 간다. 기차를 통해 테라이 사람들의 삶의 속도를 읽을 수 있다. 테라이 논 가운데에는 예술적인 마을이 있다. 집집마다 벽면에 독특한 그림들을 그려 놓는데, 마을 사람들은 비의 신인 인드라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1년에 한 번 집을 그림으로 예쁘게 장식한다.
 
이곳 사람들은 가뭄이 오면 비의 신이 화가 났다고 생각한다. 특이한 것은 여성들만 그림을 그린다는 점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지대인 히말라야에는 이곳 사람들만이 아는 이야기들이 있다. 대부분은 두려움에 대한 기억인데 히말라야의 전설적인 괴물인 설인 예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히말라야 사람들은 두려움의 빛깔, 냄새, 소리를 알고 친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히말라야 사람들의 시간과 계절은 야크와 함께 흘러간다. 1년에 한번 야크 털을 깎는 날, 야크 치즈를 만드는 날, 1년에 한 번 고기를 얻기 위해 야크를 잡는 날 등으로 시간은 구분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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